저는 건강검진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내시경 걱정부터 합니다. 특히 대장내시경 전날 장을 비우는 그 과정이 검사 자체보다 더 두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침 한 번으로 위암과 대장암 위험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를 접하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아직 내시경을 완전히 대신할 단계는 아니지만, 연구 속도가 꽤 빠릅니다.침 한 번이면 암 위험을 알 수 있을까?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현재우리 입속에는 수백 종의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이 세균들의 집합을 구강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입 안에 서식하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모든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의 총체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입속 세균"이라고 부르기엔 아깝고, 이 생태계 전체가 ..
코로나19를 두 번 겪고 나서야 저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라는 말이 얼마나 넓은 범주인지 실감했습니다. 에볼라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는 둘 다 바이러스 감염병이지만, 전파 방식부터 증상, 치명률까지 사실상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에볼라가 코로나보다 훨씬 무서운 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코로나를 앓아보니 단순히 그렇게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전파방식이 다르면 일상의 위험도도 달라집니다코로나19에 처음 걸렸을 때, 저는 특별히 누군가와 밀접 접촉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냥 지하철을 탔고, 카페에 잠깐 앉아 있었을 뿐인데 감염됐습니다. 코로나19의 병원체인 SARS-CoV-2는 감염자가 숨을 쉬거나 말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가 포함된 호흡기 비말(飛沫), 즉 작은 침방울이나..
맨홀 작업 중 쓰러진 사람을 구하려다 함께 쓰러진다는 뉴스,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왜 그냥 들어갔을까' 싶었는데, 막상 밀폐공간 안전교육을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산소결핍은 냄새도, 색깔도 없어서 들어가기 전까지 전혀 알아차릴 수 없다는 사실을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현장에서 직접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소결핍증의 증상과 응급대처법을 정리해봤습니다.밀폐공간이 위험한 이유, 겉모습만 봐서는 모릅니다일반적으로 위험한 공간이라고 하면 냄새가 나거나, 눈에 띄게 좁고 어두운 곳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역사 내에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문 하나로 막혀 있을 뿐인데, 열고 들어가면 반드시 안전절차를 거쳐야 하는 밀폐공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 장소가 정화조실이나..
장마철 논두렁에서 일하고 나서 며칠 뒤 갑자기 고열과 근육통으로 고생한 적 있으신가요 ? 처음에는 그냥 몸살이겠거니 하는데 렙토스피라증은 단순한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신장·간·폐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 세균성 감염병입니다. 여름철 집중호우 이후 오염된 물이나 흙에 닿은 뒤 발열이 시작됐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감염 경로 - 논밭 물 한 번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Leptospira)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여기서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과 사람이 같은 병원체를 공유하는 감염병, 즉 동물에서 사람으로 건너오는 병을 뜻합니다. 쥐 같은 설치류가 대표적인 매개 동물이지만 소, 개, 돼지도 균을 보유할 수 있고, 이 동물들의 소변이 토양과 물로 흘러들어 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소파에 누워서도 낮에 있었던 고객의 말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 적이 있습니다. 몸이 다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피곤한 건지 낮에 있었던 근무지에서의 느낀 기분때문인거 같다. 직접 겪어보니 감정노동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게, 그리고 깊이 몸과 마음 안으로 파고들었습니다.정신적 피로-웃 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지칠까고객을 상대하는 업무를 하다 보면 기분이 어떻든 간에 침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처음부터 목소리를 높이는 고객, 이유 없이 명령조로 말하는 고객을 만나도 겉으로는 "네, 알겠습니다"를 반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느낀 건, 그 순간이 지나도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이런 상태를 감정 부조화(emotiona..
계단을 오르다가 괜히 다리가 무겁다 싶었는데, 어느 날 장바구니를 들고 걷다 팔이 후들거렸습니다. 체중계 숫자는 그대로인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 저도 60대에 접어들면서 그게 뭔지 조금씩 실감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근육이 조금씩 줄어드는 신호였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와 대처법을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나이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이유근육 감소가 왜 일어나는지 처음 제대로 찾아봤을 때, 생각보다 원인이 복합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단순히 운동을 안 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배경은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여기서 근감소증이란 노화 과정에서 근육의 양과 근력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