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발달장애인 런웨이 장면을 보다가 리모컨을 내려놨습니다. 처음 무대에 오르던 참가자의 굳은 표정이, 행사가 끝날 무렵엔 환한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거든요. 단 몇십 분 사이에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 장면이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무대 위 자존감, 런웨이가 만드는 변화발달장애인 런웨이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패션쇼 형식이 맞는 선택일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런웨이라는 형식 자체가 외모나 퍼포먼스를 평가받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오히려 참가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TV 화면을 통해 본 장면은 달랐습니다. 핵심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었습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어..
손톱 아래에 작은 점이 생긴 것을 보고 멍이 들었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수술이 필요한 종양이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저도 동료에게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꽤 놀랐습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주 작았는데, 진단명은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사구종양이라는 이름을 그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손톱 아래 작은 점, 사구종양이 뭐길래 이렇게 아픈 걸까요함께 일하는 동료가 어느 날 엄지손톱 아래에 이상한 자국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 저는 별거 아니겠거니 했습니다. 손톱 색보다 살짝 진한 원형의 점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냥 넘길 만큼 작았습니다. 타박상이나 손톱 밑 출혈 정도로 보였거든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점은 사라지지 않았고, 손끝이 욱신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뭔가에 부딪힐 ..
"운동은 언제든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게 제 50대 시절 가장 큰 착각이었습니다. 10년 전 직장에서 만난 60대 고객이 건넨 한 마디, "60이 되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보세요"라는 말을 그때는 흘려들었는데, 막상 60대가 되고 나서야 그 말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50대에 만들어두는 생활습관이 이후 10년을 얼마나 다르게 만드는지,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50대 몸이 바뀌는 이유, 알고 계셨습니까50대가 되면 왜 예전과 똑같이 먹고 자는데도 몸 상태가 달라지는 걸까요. 저도 한참 동안 이유를 몰랐습니다. 그냥 나이 탓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이건 몸 안에서 꽤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신호였습니다. 핵심은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노..
천연 성분이라 안전하다'는 말을 믿었다가 간수치가 300을 넘어 응급실 신세를 졌습니다. 저희 남편 이야기입니다. 비염을 낫게 해준다던 한약이 오히려 독성간염을 일으켰고, 황달 증상까지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건강을 위해 먹은 것이 간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 저는 그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습니다.한약이 안전하다고 믿었던 우리의 착각천연 성분으로 만든 약은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남편이 비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할 때, 가까운 친척분이 "대대로 내려오는 한약인데 몸속 염증을 다 없애준다"라고 권했을 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방법이니까 검증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전통 의학에서 오래 사용했다는 사실이 현대적 안전 기..
저는 '호스피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냥 포기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아버지께서 간암 말기 진단을 받으시고 호스피스병동 입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을 때, 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시간을 통과하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많은 것을 오해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실제로 어떤 곳인지, 그리고 간호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호스피스병동 입원 조건,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아버지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을 때 저는 무작정 '빨리 호스피스병동에 입원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기 시작하니 일반 병원 입원과 절차가 전혀 달랐습니다. 당연히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선..
하루 간병인 비용이 15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 지인이 부모님 입원 때 한 달 간병비로만 400만 원 넘게 나왔다고 했을 때, 제도 하나가 이 문제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처음엔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알아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2013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다수가 운영 중인 제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찾아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이 제도, 왜 생긴 걸까요 도입 배경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만들어진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가족 간병 문화의 한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이 환자 옆을 지키는 방식으로 입원 생활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이 늘고, 고령화로 ..